운명은 때론 우리로 하여금
돌이킬 수 없이 위험한 길을 걷게 합니다.
이야기는
어느 밤, 홀연히 사라진 한 연인으로부터
시작됩니다.
경보음도 울리지 않는 사이
감쪽같이 뜯겨져 나간 미술관의 명화처럼
어떤 실마리도 남기지 않고
사라진 두 사람.
너무 사랑한 나머지
완벽히 같아지고 싶다는 욕망에 잠식돼 버린 그들은
마침내 뱀파이어 사회의 절대적인 규율을 거슬러
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기 위한 금기의 꿈을 꿉니다.
그 누구도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한 죄.
허가 없이 뱀파이어를 만들어내는 것.
사회는 발칵 뒤집힙니다.
곧이어 추격대가 연인을 뒤쫓기 시작합니다.
한 번 표적이 생기면 절대 놓지 않는,
이 하이에나 같은 뱀파이어 집단은
천천히 두 사람의 숨을 조여갑니다.
평화롭고 안락한 세계에서
단 한 걸음도 벗어나 본 적 없는 두 사람이
과연 언제까지 이 도피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?
그러나
겪어본 적 없는 차가운 시선이
칼날처럼 내리꽂히고
이따금 밀려드는 불안이
날카로운 바람처럼 온몸을 뒤흔들어도
그들은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
계속해서 세계의 바깥을 향해갑니다.
마치 서로에게는 서로만이 구원이라는 듯이.
사랑이 있는 한, 무엇도 두려울 게 없다는 듯이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