밤 12시, 바뀐 날짜를 멍하니 보다
오늘이 네 생일인 걸 깨달아
폰을 끄지 네게 연락할까 봐
무작정 거리로 나와 빈 택시를 잡아
만약 운전이라도 할 수 있다면
훌쩍 멀리 떠나버릴 텐데 좀 아쉬워
복잡해진 마음속의 교차로에서
방향을 잃었어
사고가 날 것 같아
너와 상관없는 곳이
유일한 나의 목적지
익숙한 음악 위로 흐르는 새벽택시
도시의 네온 불빛이
드물어질 때까지
멈추지 말고 그냥 가 달라고 말했지
창밖에 내민 손 위에는 빗방울이
밤 12시, 잠이 오지 않아
더 늦어지기 전에 서둘러야만 해
술 몇 잔에 흔들린 게 아냐
비틀대는 길을 따라 너의 집으로 갈게
이 시간에 너는 잠에 들 리가 없는데
불 꺼진 네 방 창문이 날 밀어내는 게
이젠 네게 이 시간엔 내가 없는 듯해
나도 알아 미련 맞아도 멈출 수 없는데
너와 상관없는 곳이
유일한 나의 목적지
익숙한 음악 위로 흐르는 새벽택시
도시의 네온 불빛이
드물어질 때까지
멈추지 말고 그냥 가 달라고 말했지
창밖에 내민 손 위에는 빗방울이
이 넓은 세상에 나 갈 곳 하나 없는데
나의 갈 곳은 언제나 너 하나였는데
빠르게 지나쳐 사라지는 풍경들이
너와 나의 시간을 보여주는 듯해
너와 상관없는 곳이
유일한 나의 목적지
익숙한 음악 위로 흐르는 새벽택시
도시의 네온 불빛이
드물어질 때까지
멈추지 말고 그냥 가 달라고 말했지
창밖에 내민 손 위에는 빗방울이